탄소중립을 위한 RE100

1. RE100의 정의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100%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는 국제기업 간 협약입니다. RE100 달성을 위해서는 기업에서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에너지만 사용하거나, 사용한 전력만큼의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s)를 구매해야 합니다. RE100은 사용하는 에너지를 화석연료를 사용한 발전방식에서 재생에너지로 바꾸자는데 취지가 있습니다. 독특한 점은 특정 기업의 RE100 달성 여부는 원재료 채취부터 제품 사용 및 폐기까지의 전주기분석인 LCA와는 달리 기업에서 직접 운영하는 시설에만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즉 직접적인 상품을 제조하는 것이 아닌 소프트웨어 및 IT회사의 경우 달성이 매우 쉽고, 제조업이라고 하더라도 직영이 아닌 하청 및 유통과정에서의 에너지 출처는 RE100 달성과는 무관합니다. 때문에 RE100을 달성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한 것과는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2. 기업의 RE100 가입 및 달성 방법 

RE100에 가입한 기업 현황은 영국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2020년 8월 SK그룹의 8개 회사가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입하였고, 작년 9월 삼성전자에서 RE100을 선언하였습니다. 세계에서 RE100에 가입한 회사는 대략 300개 이상입니다. 그중 2021년 기준 61개 사가 RE100을 달성하였습니다. 달성 기업에는 대표적으로 구글, 레고, 애플 등이 있습니다. RE100은 기업 간 자율 캠페인인 만큼 표면적으로는 강제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 해외 고객사가 국내 회사에 RE100의 가입을 유도하거나 강요하는 사례가 있었고, 환경의 중요성과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아가서 현재 RE100에서 정의하는 재생에너지에는 원자력 발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므로, 국제적으로는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CF100 계획이 제안된 상태이기도 합니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REC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REC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RE100을 달성한다면 대략적인 개념은 다음 순서와 같습니다.

1) 기업이 REC 인증을 받은 발전소에서 에너지와 REC를 구입합니다.

2) 구입한 에너지를 그리드에 되팝니다. 그리드에는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등을 통한 발전시설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들어옵니다.

3) 기업은 그리드에서 에너지를 다시 구입하여 사용합니다.

4) 기업이 그리드에서 사용한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발전소로부터 구매한 REC의 양이 동일한지 확인합니다.

3. RE100의 실효성

REC 구매를 통한 RE100 달성 과정에서 RE100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그리드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는 에너지의 출처는 화석연료 발전을 통한 에너지인지, 재생에너지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원자력 발전은 RE100에서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않는다는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에너지 기원 파악의 불분명함으로 발생하는 실효성 문제는 RE100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고려해 보면 이해가 되는 면이 있습니다. RE100의 직접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거나 공급받지 못하더라도 REC 구매행위를 통해 RE100을 만족한다면, 재생에너지를 공급시장에 간접적으로라도 금전적 이익을 줄 것이고 이는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원자력 발전의 불포함 문제의 경우, 2022년 2월 EU에서 그린 택소노미를 발표하며 재생에너지로 포함되었습니다. 단 2045년 전에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하고, 2050년까지 안전하게 방사성 폐기물질을 처분할 수 있는 국가에 위치해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E100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산업군이 존재하므로, 기후변화 해결보다는 새롭게 추가된 무역장벽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